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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일기

오늘을 살고 있는 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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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어디를 가든 항상 막내로 언니, 오빠들만 있었다
지금의 나는 어디를 가든 항상 왕고를 먹는다

예전에 나는 여행을 참 좋아하던 아이였다 한 해 세차례씩은 해외로 여행을 다니며 시간을 즐겼다
지금의 나는 비행기를 타본지가 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예전에 나는 공연을 참 좋아하던 아이였다 뮤지컬이며 연극이며 주말마다 찾아다녔고 배우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지금의 나는 공연을 생각해도 설레이지가 않는다 예전에 좋아하던 배우들의 이름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 나는 씩씩하게 혼자 뭐든 잘하는 아이였다
지금의 나는 나약하다 누군가를 의지하며 혼자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예전의 나는 스포츠를 좋아했다 발이 퉁퉁 부어 걷기 힘들 정도로 인라인을 타다가 종아리에 알통이 붙어 지금까지 내 다리는 닭다리로 남아 있다
지금의 나는 스포츠는 응원에 만족한다

예전에 나는 담력이 좋았다 번지점프를 꼭 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
지금의 나는 번지점프 생각만 해도 기절할 것 같다

예전의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다
지금의 나는 변화에 징조만 보여도 심박수가 올라간다

예전에 나는 의욕이 있었다 무언가를 계속 배우고 시도해 보는걸 즐겼다
지금의 나는 너무 무기력하다

예전에 나는 바쁜 삶이 즐거웠다 주경야독에 몸은 고되어도 정말로 행복했다
지금의 나는 가만히 앉아 하루하루를 보낸다

예전에 나는 그래도 당당했다
지금의 나는 자신감이 없다 나에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어색하고 어느 순간 사람들의 관심이 나에게 집중되면 빨간 페인트 통 쏟아 부은 듯 내 얼굴은 귀까지 시뻘개 진다 (아,, 정말 나도 왜그런지 모르겠다 제발제발 고치고 싶은것.. 근데 내 의지로 되는게 아냐 ㅠㅠㅠㅠㅠㅠ)

예전에 나는 호감형 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도 많이 옮겼는데 면접은 보는 족족 붙어 내가 잘난줄 착각하고 지낸적도 있다
지금의 나는 사람들이 나를 성질 고약한 할망구로 생각할 것 같다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나는 이랬는데,, 하나하나 짚어보니 참 많이도 변했구나~
근데 하나같이 안좋은 것들만 있네.. 나이를 헛먹었구나
나이가 들수록 삶이, 맘이 여유로와져야 하는데 나는 점점 반대로 가고 있는 듯한 느낌...
남들 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 혼자 후퇴하고 있는 기분 씁씁하다
나의 이런 모습이 낯설기도 하다
나에대해 이렇게 느끼고 있으면서도 남들 앞에서는 아무 문제 없는듯 태연한척 가식적인 내 모습이 거북스럽기도 하다




 


이렇게 낯설기도 하고 거북스럽기도 한 지금의 나의 모습
이러한 모습이 오직 나이 때문일까?
결국 이런 모습은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것이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봐도 생각처럼 잘 되지 않고 내가 짊어 질 삶의 짐이 무겁게만 느껴지고
어려운 일이 되풀이 되다보니 점점 의욕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흥미거리도 시들해지고...
외줄타기 하듯 휘청거려 아슬아슬 하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잖아?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니 이런 못난 모습들만 삐죽이 비집고 나오지
밝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살고 싶은데 사실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때문에 자꾸자꾸 노력해야한다




나이 마흔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그동안 살아온 흔적들이 얼굴에 녹아 그 사람의 인생을 말해주기 때문일것이다
요즘같아선 사실 이 말이 겁난다 마흔이 되었을때 나의 얼굴이 괴물처럼 변해 있으면 어떻하지? ㅎㅎ
마흔까지 앞으로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아있다 그 시간동안 뚝딱뚝딱 공사를 좀 많이 해놔야겠다
내 마음 속에 부정 에너지는 밖으로 하나씩 내 던져 버리고 긍정 에너지를 하나하나 긁어 모아 차곡차고 단단한 벽돌을 쌓아야겠다
어른이 된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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